죄수의 딜레마 : 협력할까, 배신할까?
예전에 무한도전 참 재미있었는데... 저의 10대~20대를 함께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무한도전이 끝이 났을 때 정말 저의 철부지 시절도 함께 끝나는 기분이었어요. 무한도전은 특히 재밌었던 스토리 진행 방식이 뭐였냐면, 다 함께 힘을 합쳐서 어떤 미션을 성공하면 다 같이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는거였는데, 꼭 다들 시작부터 배신을 할 생각을 해서 작가나 PD가 기획한 내용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결국 모두가 밥을 굶거나, 모든 상금을 잃거나 했죠(하지만 이게 정말 재밌긴 했죠ㅎㅎ) '죄수의 딜레마'를 설명하려고 하다보니 무한도전 이야기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우리가 살다보면 '협력할까, 배신할까?'하는 그런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죄수의 딜레마'예요. 이 이론은 경제학, 심리학,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도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어요. 오늘은 죄수의 딜레마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볼게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게임 이론에서 나온 개념으로, 두 사람이 협력할지 배신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서로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죠. 두 사람 모두 협력하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만약 둘 중 한명이라도 배신을 한다면, 나머지 한 명은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예시 상황은 이래요. 두 명의 죄수가 있는데, 각자가 상대방을 배신할지 협력할지 선택해야 해요. 여기서 서로 배신하면 둘 다 중간 정도의 형량을 받고, 서로 협력하면 둘 다 가벼운 형량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한 명은 배신을 하고 한 명은 협력을 한다고 하면, 배신자는 형을 피할 수 있겠지만, 협력자는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게임 이론에서 출발한 죄수의 딜레마 + 가상의 죄수 상황
죄수의 딜레마는 1950년대 미국의 수학자이자 게임 이론가인 메릴 플러드(Merrill Flood)와 멜빈 드레셔(Melvin Drisher)에 의해 등장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미 공군에서 전략적 상황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 과정에서 협력과 경쟁 사이의 선택을 설명하는 문제로 죄수의 딜레마를 개발했어요. 이후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앨버트 터커(Albert W. Tucker)가 이 개념을 구체화했고, 두 명의 죄수가 처한 가상의 상황을 통해 딜레마의 개념을 더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두 명의 죄수가 경찰에 체포된 상황입니다. 두 명의 죄수 A와 B는 함께 범죄를 저질렀지만, 경찰은 그 범죄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두 사람을 따로 격리했고, 각각에게 동일한 제안을 합니다. 이제 두 죄수는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 협력을 할지, 배신을 할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 제안 1 : 만약 죄수 A가 B를 배신하여 B의 범죄를 자백하고, B는 자백하지 않으면, A는 형벌을 피하고 자유의 몸이 됩니다. 이때 B는 완전히 배신을 당해 무거운 형을 받습니다.
- 제안 2 :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배신하면, 경찰은 둘 다 범죄를 자백했다고 보고 두 사람 모두 중간 정도의 형량을 받게 됩니다.
- 제안 3 : 만약 두 죄수 모두 자백하지 않고 끝까지 침묵을 유지한다면, 경찰은 둘 다 가벼운 형벌만을 내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력한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선택을 알 수 없는 상태로, 오직 자신의 선택만으로 최적의 결과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 딜레마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는데요.
죄수 A의 선택 | 죄수 B의 선택 | A의 결과 | B의 결과 |
침묵 | 침묵 | 가벼운 1년 형 | 가벼운 1년 형 |
침묵 | 배신 | 10년의 중형 | 자유 |
배신 | 침묵 | 자유 | 10년의 중형 |
배신 | 배신 | 중간형 5년 | 중간형 5년 |
여기서 두 죄수 모두 자백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면, 둘 다 1년이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습니다. 이 선택이 두 사람 모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최적의 집단 선택(협력)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침묵을 지킬 것을 기대하며 배신한 사람은 자유를 얻을 수 있겠지만, 만약 둘 다 배신을 선택하면, 모두 5년 형이라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최적의 개인 선택(배신)입니다.
이 딜레마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개인의 선택이 공동의 이익과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각 죄수는 배신을 선택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지만, 상대방도 똑같이 배신을 선택하면 결국 둘 다 손해를 보게 됩니다.
현실에서의 죄수의 딜레마 : 일상 속 선택과 갈등
그렇다면 이 딜레마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요? 사실 우리는 늘 이 딜레마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동료와 같이 어떤 작업을 할 때, 누가 더 일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협력과 배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노력하면 최고의 결과를 얻겠지만, 한 사람이 게으름을 피우면서 상대방이 그만큼 더 일을 해주기를 바란다면 그게 곧 배신이 되는 셈이죠. 환경 문제도 이야기해볼까요? 모두가 다 함께 환경 보호에 협력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겠지"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될거예요. 죄수의 딜레마는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이 충동할 때 흔히 볼 수 있습니다.
1. 환경 문제와 죄수의 딜레마
환경 보호는 죄수의 딜레마가 잘 드러나는 사례입니다. 기후 변화, 플라스틱 사용, 온실가스 배출 등의 환경 문제는 공동체가 협력할 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개인이나 국가 차원에서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 개인의 선택 : 개인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거나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선택을 하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이러한 선택을 했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큰 변화를 느낄 수는 없습니다.
- 개인의 이기적 선택 : 한 개인이 "내가 플라스틱을 조금 덜 사용한다고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거야"라고 생각하고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편리함을 누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이 악화되는데에 일조하며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됩니다.
- 협력의 중요성 : 반면, 모든 사람들이 협력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철저히 한다면 효과가 나타나겠죠. 하지만 각 개인이 단기적 편리함을 택해 협력하지 않으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됩니다.
2. 비즈니스 협상에서의 죄수의 딜레마
비즈니스 협상에서도 죄수의 딜레마가 자주 등장해요. 경쟁 회사들이 서로의 가격을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나, 협력 관계에서 서로의 이익을 최적화하려고 할 때 죄수의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가격 책정 : 예를 들어, 두 개의 경쟁 기업이 있습니다. 만약 두 기업이 협력해 가격을 올린다면 모두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한 기업이 몰래 가격을 낮추고 다른 기업이 가격을 유지한다면, 가격을 낮춘 기업은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얻을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가격 경쟁으로 인해 두 기업 모두 이익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 협력과 배신 : 각 기업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배신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 결과 두 기업 모두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3. 국제 정치에서의 죄수의 딜레마
국제 정치에서도 죄수의 딜레마는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군비 경쟁이나 기후 협약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서, 각 국가가 협력할 때에는 모두에게 유리하지만, 단기적 이익을 얻기 위해 배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군비 경쟁 : 국가 간의 군비 경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만약 두 국가가 군비를 줄이기로 협력한다면, 더 적은 예산을 군사에 사용하고 다른 중요한 문제에 투자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한 국가가 군비를 줄이고 다른 국가가 군비를 유지하거나 늘린다면, 군비를 늘린 국가는 단기적으로 군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 배신의 결과 : 만약 두 국가가 서로 신뢰하지 않고 군비 경쟁을 계속한다면, 결국 두 나라는 모두 엄청난 군비를 소비하게 되고, 다른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이 부족해질 것입니다.
4. 직장 내 팀워크와 죄수의 딜레마
직장에서의 팀워크도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자주 반영합니다. 프로젝트나 업무에서 팀원들이 협력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개인의 성과나 이익을 위해 배신을 선택하는 순간 팀 전체의 성과가 떨어집니다.
- 협력할 때의 이점 : 팀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서로 도와주면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최종 결과도 성공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 배신의 선택 : 하지만 어떤 팀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게으름을 피우거나 남의 공을 가로채려 한다면, 이는 팀워크를 망치고 전체적인 성과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죠.
5. 의료와 백신 접종
최근의 백신 접종 문제도 죄수의 딜레마와 연결될 수 있어요. 백신 접종은 집단 면역을 형성하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인데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내가 접종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백신을 맞으면 나는 안전할거야"라고 생각하며 접종을 피한 경우가 있습니다.
- 개인의 선택 :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개인은 백신의 부작용은 피할 수 있겠지만, 집단 전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모두가 감염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 협력의 필요성 : 모두가 백신을 접종해야만 집단 면역이 형성되며, 이때는 사회 전체가 이익을 보게 됩니다.
인간의 심리와 죄수의 딜레마
- 이기심과 신뢰의 딜레마 :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배신을 선택하는 이유도 개인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신뢰를 중시하며,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기도 합니다.
- 두려움과 불안 : 상대방이 배신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은 협력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 불안은 결국 배신을 선택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만약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배신할 것을 우려해 스스로 배신하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 보상과 처벌 : 인간은 보상과 처벌에 매우 민감합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배신이 즉각적인 보상을 가져오는 반면, 협력은 더 나은 장기적 결과를 보장하는데, 단기적 보상에 대한 심리적 유혹은 배신을 더 쉽게 선택하게 만들죠.
협력할 때의 이점
죄수의 딜레마는 단순히 배신이 유리해 보인다는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예요. 오히려 이 딜레마는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신뢰와 협력이 쌓일수록 우리는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배신을 선택하는 것은 순간적인 만족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협력이 훨씬 더 큰 성과를 만들어냅니다.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는데요.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협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합니다. 우리가 상대방과 여러 번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면, 배신보다는 협력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배우게 되기 때문이죠. 이것을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 상호 이익 강조 : 두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통의 목표가 있을 때, 우리는 협력할 동기를 더 잘 찾을 수 있어요.
- 신뢰 형성 : 상대방을 믿을 수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더 쉽게 협력을 선택하게 됩니다. 신뢰가 없다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배신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 반복되는 상호작용 : 앞서 말한 것처럼,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협력할 동기가 더 커집니다. 한 번의 배신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협력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추천 : 오자크(Ozark)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최근 남편과 저는 넷플릭스에서 시리즈 '오자크'에 완전 빠져있었거든요. 근데 오늘 이 '죄수의 딜레마'를 설명하기에 딱 좋은 작품인 것 같아서 추천해봅니다. 마약 카르텔의 돈세탁을 맡은 회계사 마티 버드와 그의 가족이 법적, 도덕적 갈등에 빠지는 이야기인데요, 정말 많은 범죄, 협력, 배신의 순간이 등장해요.
- 카르텔과의 협력과 배신 : 주인공 마티는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위험한 인물들과 협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그들과의 관계에서 언제든 배신당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정부 당국도 그에게 협력(즉 카르텔을 배신)하라고 압박하는 상황도 빈번히 발생해요.
- 가족 내의 협력과 갈등 : 마티의 가족들도 서로의 생존을 위해서는 협력을 해야 하지만, 때로는 서로의 이익을 위해 배신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마티의 아내 웬디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주도적으로 마약 카르텔의 사업에 관여하는데, 여기서 마티와 갈등을 일으킵니다. 공동의 목표인 생존이냐, 자신의 이익이냐 하는 긴장이 발생합니다.
- 법 집행 기관과의 딜레마 : 드라마에서 마티는 마약 카르텔과 FBI의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연방 수사관들은 마티에게 카르텔을 배신하고 협력하라는 압박을 가하지만, 만약 마티가 경찰과 협력(즉, 카르텔을 배신)하면 그와 그의 가족은 즉각적인 보복에 직면하겠죠. 단기적으로는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카르텔로부터 영원히 도망을 다녀야 합니다.
- 그 외에 오자크라는 마을의 주민이나 다른 등장인물들과의 협력이냐 배신이냐의 끝없는 딜레마가 아주 다양합니다.
오자크는 죄수의 딜레마가 실제 사람들 간의 복잡한 관계와 의사 결정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어요. 시간나시면 시청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예요. 인간관계, 직장 생활, 국제 정치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 딜레마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 딜레마는 우리에게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며, 이기심보다는 신뢰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를 쌓아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줘요. 결국 우리는 협력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심리학적 교훈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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