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 효과 : 모방 자살의 심리학
오늘은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알아두어야 할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미디어에서 접하는 사건이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특히 자살과 관련해서 어떤 심리적 현상이 작용하는지를 알아볼게요.
베르테르 효과는 특정 자살 사건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 때, 이를 본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따라하게 되는 모방 자살 현상을 의미해요. 이 용어는 독일의 작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했어요. 이 소설이 출간된 후 주인공 베르테르의 자살 장면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고 해요. 그래서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 인물의 자살이나 자살 사건 보도가 미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중요한 개념이 되었어요.
미디어와 모방 자살 : 왜 위험할까요?
자살을 다루는 미디어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큽니다. 유명인의 자살 소식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사람들은 더 큰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를 반복적으로 접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특히 자살을 시도하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할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이때 매체에서 다루는 방식에 따라 자살을 '로맨틱'하거나 '피할 수 없는 선택'처럼 그려지게 되면, 여기에 공감을 하거나 유사한 감정을 느끼던 이들이 비슷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죠.
베르테르 효과의 심리적인 요인들
- 동일시와 공감 :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쉽게 감정적으로 이입합니다. 특히 유명인이나 많은 이들이 친근하게 느끼던 인물의 자살 사건이 보도되면,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것과 동일시하며 자살을 하나의 '공감할 수 있는 선택'으로 생각하게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우울증이나 재정적 문제, 인간관계 문제 등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그 인물의 선택이 개인적인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인식될 수 있어요.
- 사회적 모델링 : 심리학에서 '사회적 모델링'은 사람들이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따라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유명인이나 대중에게 잘 알려진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행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자살이 어떤 식으로든 사회적으로 허용되거나 정당화될 수 있다는 암시를 받을 경우, 이에 취약한 사람들은 자살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인식할 위험이 커집니다.
- 로맨틱화와 미화 : 어떤 자살 사건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묘사되거나 그 사람이 자살을 통해 '해방'되었다는 식으로 보도될 경우, 이를 로맨틱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 사람은 힘들었지만, 결국 해방됐어'라며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할 수 있죠. 특히, 자살이 영웅적이거나 대단한 결단으로 포장되는 경우도 있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을 마치 이해받고 동정받는 길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생겨요.
- 심리적 불안정성과 충동성 :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타인의 자살 사건은 일종의 '신호'로 작용해, 자살이라는 생각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특히 충동적인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살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곧바로 행동으로 옮길 위험이 있습니다.
- 매스미디어의 반복 노출 : 특정 자살 사건이 언론에 반복적으로 보도되거나, 상세히 묘사되는 경우 사람들은 자살에 대해 점점 익숙해집니다. 이는 자살을 비정상적인 것이 아닌 일종의 자연스러운 선택지 중 하나로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죠.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자꾸 노출되거나, 심리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보도가 반복되면 그만큼 자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누가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을 받을까요?
베르테르 효과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해요. 청소년이나 젊은 층, 그리고 정서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자신을 사회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심리적 지지가 약한 상태에서 본인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베르테르 효과의 실제 사례들
- 최 진실(2008) : 한국에서 베르테르 효과가 널리 알려지게 된 사건 중 하나입니다. 저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나요. 그 때 당시에 제가 받았던 충격과 연일 뉴스로 보도되던 자살 이유, 구체적인 방법 등과 이어진 일반인들의 자살 사건들이요. 그녀는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국민 배우였기에 사망 소식이 국민들에게 정말 큰 충격을 주었고, 언론은 이 사건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그녀의 죽음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하거나 생을 마감한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죠. 이 사건은 자살 보도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정부와 언론사들이 자살 보도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 마릴린 먼로(1962) : 1962년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가 자살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자살 이후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 이 사건은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베르테르 효과의 대표 사례로 언급됩니다. 먼로는 말 그대로 당대의 아이콘이었고,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그녀의 죽음은 특히 취약 계층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 커트 코베인(1994) : 1994년, 유명 록밴드 너바나(Nirvana)의 리드 싱어였던 커트 코베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은 20대와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던 아이콘이었기 때문에, 그의 자살 이후 유사한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려는 청소년과 젊은 층의 시도가 증가했어요. 이 사건은 특히 청소년 자살률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미국 사회에서도 자살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다이애나 왕세자비(1997) :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일부 매체에서는 이를 자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다양한 추측성 보도를 했습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영국에서는 비슷한 시기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베르테르 효과와 유사한 영향을 미친 사례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다이애나 비의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였지만, 추측성 보도가 가져오는 심리적 파급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한 대책
자살 보도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여러 나라에서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주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한국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언론사들이 협력하여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을 마련했어요.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구체적인 방법이나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지 않고, 자살 예방 정보나 상담 서비스 제공을 권장하고 있답니다.
베르테르 효과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 독자나 대중도 자살 관련 뉴스를 접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살 사건을 단순히 '안타까운' 뉴스로 여길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감정이 깊어진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등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해요. 또한 주변에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자살이 아니라 다른 해결 방법을 찾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베르테르 효과는 매체의 자살 보도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는 심리학적 현상입니다. 뉴스와 미디어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고 중요한 만큼,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길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살은 결코 해결책이 아니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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