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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logy

[심리용어]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란 무엇일까요?

by Lena.Cho 2024.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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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

스톡홀름 증후군 : 왜 가해자에게 동화될까요?

혹시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용어는 범죄 상황이나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동화되는 심리적 현상을 설명하는데 사용됩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라고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요, 이 현상은 꽤 복잡하고 흥미로운 심리적 과정을 담고 있어요.

 

스톡홀름 증후군의 이름은 1973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 사건에서 비롯됐어요. 당시 강도들이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잡았는데, 며칠 동안 이어진 사건 속에서 놀랍게도 인질들이 가해자들에게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그들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죠. 

 

 

스톡홀름 증후군 : 은행 강도 사건에서 비롯된 용어

스톡홀름 증후군, 1973 스웨덴 스톡홀름 은행 강도 사건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은행 강도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두 명의 강도는 Kreditbanken이라는 은행을 습격해, 총 4명의 은행 직원들을 인질로 잡고 6일 동안 감금했어요. 이 사건은 단순한 강도극이 아니었죠. 강도들은 인질들과 여러 대화를 나누며 그들에게 은밀한 방식으로 동정심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시작했어요. 

 

놀랍게도, 인질들은 구출된 이후에도 가해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들을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어요. 심지어 가해자들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된 몇몇 인질들은 이후 그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았다고 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심리학자들이 범죄 피해자가 왜 가해자들에게 애착을 가지게 되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이 현상을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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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의 원인, 심리적 메커니즘

그렇다면 도대체 피해자는 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애착을 느끼게 될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심리적 요인이 작용합니다.

  1. 극한의 공포와 불안 :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우리의 뇌는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 메커니즘을 작동시킵니다. 그 중 하나가 적응적 동화에요. 생존을 위해 가해자에게 반항하는 대신, 그들에게 순응하고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죠.
  2. 인지적 부조화 : 피해자가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을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그와 가까워지는 감정을 느끼면, 뇌는 이 모순적인 상황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이때 '가해자가 실제로는 나에게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그들에게 더 깊은 연민을 느끼게 되는 거죠. 
  3. 감정적 의존 : 가해자는 피해자의 생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해자에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게 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가해자가 조금이라도 친절하거나 위협을 줄인다면, 그 행동을 과대평가하게 되며 가해자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돼요.

 

스톡홀름 증후군이 나타나는 상황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 사건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 성적 학대, 권력에 대한 억압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관계에서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묶인 상태로 살아가며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존을 위한 심리적 적응을 하게 됩니다. 

  • 가정 폭력 : 장기간 가정 폭력 상황에 처한 피해자는 자신을 괴롭히는 가족 구성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가해자가 때때로 보여주는 소소한 친절을 과대평가하며 그들에게 애착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 성적 학대 :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에게 가하는 폭력을 '사랑의 표현'으로 오해하거나, 생존을 위해 가해자에게 순응하는 심리적 패턴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 억압적인 직장 또는 권력 관계 : 상사가 직원에게 지속적인 감정적 학대나 권력을 이용한 압박을 가할 경우, 피해자는 상사의 권력에 굴복하면서 그를 옹호하는 감정 상태에 빠질 수 있어요.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유명한 실제 사건들

스톡홀름 증후군, 패티 허스트스톡홀름 증후군, 제이시 더가드
스톡홀름 증후군, 나타샤 캄푸쉬 사건스톡홀름 증후군, 지강헌 사건

  1. 패티 허스트 사건 : 1974년, 미국의 유명한 재벌가의 딸인 패티 허스트가 '심비오네즈 해방군(SLA)'이라는 테러 조직에 납치당했습니다. 허스트는 몇 주 동안 감금된 후, 조직에 동화되어 그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은행 강도 사건에 참여하기도 했죠. 구출 후에도 그녀가 범죄 행위에 가담했던 이유가 스톡홀름 증후군 때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2. 제이시 더가드 사건 : 제이시 더가드는 1991년 11세 때, 필립 가리도와 그의 아내 낸시에 의해 납치되어 무려 18년간 감금되었습니다. 제이시는 감금 생활 동안 탈출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리도 부부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어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결국 2009년에 구출되었으며, 그녀의 행동은 스톡홀름 증후군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됩니다.
  3. 나타샤 캄푸쉬 사건 : 1998년, 오스트리아의 10살 소녀 나타샤 캄푸쉬는 납치되어 8년 동안이나 납치범 볼프강 프리클로필의 집 지하실에 감금당했습니다. 이 동안 나타샤는 생존을 위해 납치범에게 순응하는 생활을 했고, 구출된 후에도 납치범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슬픔을 표현하며, 납치범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4. 지강헌 사건(영등포 교도소 탈주 사건) : 우리에게 영화 <홀리데이(2006)>으로 잘 알려진 일명 지강헌 사건은 1988년에 발생한 영등포 교도소 탈옥 사건으로, 지강헌과 동료들이 교도소를 탈출한 후 서울 시내에서 경찰과 대치한 인질극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지강헌은 경제적 부조리와 사회적 불평등을 주장하며 저항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이를 통해 그는 일부 대중의 동정과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사건 당시, 지강헌과 동료 탈주범들은 무기와 폭력을 사용하여 일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으나, 인질들은 탈주범들에게 강한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에게 동정심과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인질들은 경찰의 진입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지강헌에게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되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도 스톡홀름 증후군과 유사한 감정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지강헌의 사회적 저항 메시지와 그의 고백적인 태도는 '사회적 약자의 저항'이라는 공감을 얻기도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인질뿐만 아니라 그 사건을 지켜보던 대중들 중 일부도 범죄자에게 동정과 연민을 느끼는 복잡한 심리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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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을 피하기 위한 방법

그렇다면, 스톡홀름 증후군을 예방하거나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피해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스톡홀름 증후군의 징후를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1. 감정의 왜곡을 인식하기 :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느끼는 동정심이나 애착은 극한 상황에서 비록된 비정상적인 감정일 수 있어요. 피해자 스스로 또는 주변인이 그들의 감정이 왜곡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2. 상담 및 심리 치료 : 피해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해자와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인식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어요. 트라우마 치료나 심리 상담은 피해자가 건강한 정신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사회적 지원 : 피해자가 고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해요. 친구나 가족, 혹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현실을 상기시켜주어야 하고, 감정적으로 의존할 안전한 대상이 필요합니다.
  4. 피해자 보호 제도 : 법적, 제도적 보호를 통해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해요. 경찰 보호나 피해자 쉼터 같은 제도가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스톡홀름 증후군을 단순히 희귀하고 이상한 심리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돼요. 이는 피해자가 처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일 수 있으며, 이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피해자를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의 감정 상태를 더 잘 이해하고 돕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스톡홀름 증후군은 단순히 '가해자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예요. 우리가 이 현상을 이해함으로써, 가해자에게 동화되는 피해자를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의 복잡한 감정 상태를 존중하며 적절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겠죠. 혹시 주위에서 이러한 현상을 겪는 사람을 본다면, 그들의 상황을 단순화하지 말고 복잡한 심리적 요인들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존을 위한 심리적 적응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니까요. 스톡홀름 증후군이 단순히 '가해자를 좋아하게 되는' 현상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생존 본능이 만들어낸 심리적 방어 기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피해자들을 판단하기보다는 그들이 처한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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